인도 IT, 디지털 지급결제를 도입하다(UPI, Unified Payments Interface)

인도는 미국에 이어 소프트웨어 수출량이 가장 높은 나라입니다.

MIT에 들어온 인도인에게 “너 왜 IIT(인도 공과 대학교, 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를 안 가고 MIT로 왔니?”라고 물어보면 “IIT 떨어져서요”라고 말한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인데요. 인도 IT 수준에 비해 인도인들의 디지털 보급률은 매우 낮습니다. (뿌리깊게 자리 잡은 카스트제도와 소득불평등으로 인해 계좌가 없는 사람들도 매우 많다고 합니다.)

이런 인도가, 국가 주도의 디지털 지급결제 혁명을 통해 변화하고 있습니다. UPI(Unified Payments Interface) 서비스가 그 변화의 주역인데요, 이번 글에서는 UPI 결제 시스템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기타 신흥국 시장 지급결제 플랫폼의 성공 사례들을 알아보겠습니다.

UPI 결제 시스템의 등장

UPI(Unified Payments Interface)는 인도 NPCI(National Payment Corporation)가 개발한 실시간 결제 시스템입니다. 창업자 닐레카니는 해외 어디에서든 UPI를 통한 결제가 가능해지기를 희망하며, 향후 글로벌 은행 및 카드사의 지급결제 시스템의 경쟁사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실 모든 지급결제업의 경쟁력은 이용자 수에서 비롯되기에, 인도 인구를 생각해보면 헛된 꿈은 아닙니다. 인도인들이 모두 사용하는 결제앱과 제휴를 맺지 않을 쇼핑몰이 있을까요? 알리페이가 E-A-S-Y하게 아시아 전역 굴지의 쇼핑기업들과 제휴를 맺어 서비스를 확장하는 것과 같은 흐름이 예상됩니다.

인도 IT의 지급결제 서비스인 UPI시스템은 인도 결제 시장을 급속도로 성장시키고 있습니다.
출처 : https://pravasindians.com/upis-quantum-leap/

UPI 결제 시스템 특징

UPI 사용자는 휴대전화 번호, UPI ID를 사용하여 인도의 은행 계좌를 가진 모든 사람에게 즉시 지불이 가능합니다. 우리나라의 TOSS나 카카오페이, 오픈뱅킹 등과 같이 계좌번호를 몰라도 송금이 가능한 구조입니다.
2016에 출시된 UPI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인도에서 가장 친숙한 결제수단이 되었습니다. 2016년 인도의 고액권 폐지로 인해 UPI의 성장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되었으며, 팬데믹으로 대면 현금거래가 감소하며 더욱 성장하였습니다. 2022년에 UPI를 통해 처리된 거래 가치는 1조 달러(1300억 달러)를 초과했으며 이는 전체 디지털 거래에서 52%의 비중을 차지하고 거래 금액은 인도 GDP의 약 3분의 1에 육박합니다.

UPI 성공 비결 : 신흥국의 특성과 국가의 지원

신흥국에서의 디지털 지급결제 성공 사례

먼저, 디지털 지급결제는 신흥 시장에서 오랜 기간동안 금융업 성장의 원천이 되었습니다. 선진국보다 신흥국에서 경제 발전을 위해 더욱 크게 작용합니다. 신흥국은 전통적인 금융 기관의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다수의 인구가 일반적으로 포진해 있으며, 특이하게도 이들에 대한 스마트폰 보급률은 높습니다. 이는 디지털 금융 서비스에 대한 잠재적 시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신흥국시장에서 혜성같이 등장한 서비스들이 있는데요, 바로 위챗페이와 알리페이 그리고 M-PESA 입니다. 등장과 동시에 각자 로컬 시장의 시장 점유율을 90%이상 유지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는 지급결제 시스템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고객 데이터 기반의 대출, 금융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현재 중국의 90%이상이 두 앱을 통해 결제됩니다.

케냐의 사파리콤(Safaricom)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M-PESA를 출시하였습니다. 휴대폰 유심과 연결된 계정에 금액을 충전하고, SMS등을 통해 송금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현재 케냐 가구의 90%이상이 사용중입니다. 통신인프라를 활용한 금융 서비스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인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위에서 말했듯이 선진국의 경우 이미 금융 서비스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금융서비스를 이용함에 있어 불편함이 없기에 새로운 시장으로의 변화가 힘들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또한 지금까지 컨택리스 카드와 NFT단말이 보급되고 있지 않다가 최근에서야 애플페이의 등장으로 시장이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인도 IT 보급 관련하여 정부는 전 국민 계좌 갖기 정책(Jan Dhan Yojana) 도입을 통해 대부분의 가구에 은행 계좌를 제공하여 UPI 시스템 사용을 독려했습니다. 이 결과 인도 IT 기반의 핀테크 대출 규모는 2012년 90억 달러에서 2022년 2,700억 달러로 급성장했습니다. 또한 인도의 중앙은행은 UPI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특정 규모 이상의 소매업자들에게 UPI 활용을 강제하였으며, 수수료를 받지 않고 보조급을 지급하는 등 UPI 활성화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중입니다.

인도 정부의 제로 수수료 정책에 대한 우려

반대 의견으로 인도 정부의 제로 수수료 정책이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의견들이 있습니다. 국가주도의 무료 지급결제 모델은 곧 수익의 부족으로 이어지며, 이로 인해 지급결제 서비스사들이 소비자보호나 소비자 권익 보호에 대해 소홀해 질 수 있다는 의견입니다.
실제로 2022년 인도 정부는 UPI 대상 보조금으로 은행과 기업들에게 200억루피를 지급하였으나 UPI 결제 시스템 운영 비용에는 턱없이 모자란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최근 인도 정부와 UPI는 매우 긴밀하게 함께 움직이고 있는데요, 지난 3월 인도 중앙은행은 피쳐폰을 위한 UPI를 출시하여 해외로 진출하는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소득수준으로 인한 진입장벽을 낮춰주려는 의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최근 UPI는 싱가포르와의 송금 서비스를 오픈하였으며 상대적으로 낮은 3% 수수료만을 받고 있습니다.

인도 IT의 결정체, 인도의 알리페이, UPI가 아시아 지급결제 시장에 어떤 새로운 바람을 가져올지 기대되네요!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