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교통카드 서비스, 언제 오픈할까?(Feat. 티머니 캐시비)

애플페이가 출시된 지 어느덧 두 달이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가맹점이 애플페이를 지원하고, NFC단말기가 국내 VAN사와 프랜차이즈들의 경쟁덕에 빠르게 보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삼성페이와 KBPay로 교통카드 서비스를 이용중이던 사용자들은 “알겠는데 교통카드 안 되잖아”라는 반응입니다.
자, 그렇다면 애플페이 교통카드 서비스의 국내 런칭을 위해서는 어떤 기술적, 비즈니스적 장애물들이 존재하는 지, 왜 캐시비와 티머니는 애플과의 파트너십이 지연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국내 애플페이 교통카드는 캐시비와 티머니의 파트너십을 통해 제공되지만, 사업자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애플페이 교통카드 서비스(티머니vs 캐시비)

RF와 NFC 차이

대한민국에서 교통카드를 사용하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신용카드를 버스나 지하철에 가져다 대는 RF방식 입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라면 흔히들 중﹒고등학교때 KB국민카드 락스타카드로 후불 교통카드를 처음 접하셨을텐데요. 후불 교통카드의 정의는 아래와 같습니다. (후불교통카드사업자는 주로 신용카드사와 은행)

“버스, 지하철 등 교통가맹점에서 소액 결제 시, 서명이나 비밀번호(PIN) 입력절차 없이 카드에 탑재 된 RF/IC칩의 무선주파수 송수신 방식을 이용하여 카드를 결제단말기에 근접(5~10cm)시켜 대금을 결제하는 서비스입니다.” – 출처 : KB국민카드 후불교통서비스


두번째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앱을 활용하여 핸드폰을 가져다 대는 NFC 방식인데요, 이 방식은 티머니, 캐시비, 로카모빌리티 등 후불교통카드사업자가 만들었습니다. 삼성페이와 KBPay의 교통카드 서비스 또한 티머니와 캐시비의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애플페이가 국내 교통 인프라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티머니와 캐시비 등 주요 교통카드사업자 시스템과의 연동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습니다. 주요 후불교통카드사업자로는 티머니, 캐시비, 로카모빌리티, 부산하나로카드, 서울신교통카드, 한국도로공사 등이 있습니다.(출처 : 한국교통카드산업협회)

NFC 결제 : HCE와 USIM

NFC를 조금 자세히 들여다 보겠습니다. 먼저 호스트 카드 에뮬레이션(Host card emulation, HCE)이라는 기술이 있습니다. HCE는 소프트웨어로 다양한 카드정보를 NFC에 담아 내보내는 기술입니다. 기존 신용카드나 교통카드 정보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해당 기술을 통해 여러 신용카드 및 교통카드 사업자들은 안드로이드로는 국내에서 교통카드 뿐 아니라 JustTouch등의 규격으로 비접촉 결제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이폰의 경우 해당 HCE가 물리적인 칩셋으로 하드웨어에 박혀있으며 애플이 해당 칩셋의 NFC를 막아놓았기에 지금까지 사용이 불가했습니다.)

HCE를 이용해 교통카드 기능을 구현하면, 핸드폰이 잠겨있을때나, 앱을 실행하지않는 경우 교통카드 태그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백그라운드에서 동작시킬 권한이 없거나, 혹은 실행 우선순위가 밀리기 때문인데요. 최근 핸드폰 유심에 해당 카드정보를 심는 기술이 도입되어, 핸드폰을 실행시키지 않고도 안드로이드에서 교통카드 사용이 가능합니다. 유심칩이 결제 기능을 담당하여 앱의 별도 기동이 필요없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결제 시나리오 ⓵ : 토큰 발급

신용카드 뒷면을 보면 카드번호와 CVC값이 있습니다. 이 정보과 유효기간, 이름을 가지고 있으면 그 신용카드에 대한 소유인증이 가능하여, 악용될 소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NFC거래 등 비접촉거래에서는 “토큰번호”를 결제에 사용합니다. 이 토큰번호는 국내의 경우 교통카드사업자가 만들어, 각자 신용카드사의 카드번호와 연동, 관리합니다.
다시 말하면 티머니와 캐시비가 국내에 보급한 터치 단말기에 애플페이를 찍더라도 애플페이가 보내는 “토큰번호”가 티머니, 캐시비의 인프라에 연동이 되어있지 않으면 실제로 신용카드사의 승인이 불가합니다.
따라서, 애플페이 교통카드가 런칭되기 위해 개발이 시작된다면 이 토큰을 어떻게 생성하고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가장 먼저 선행될 것입니다.

결제 시나리오 ⓶ : 결제 정산

결제 시나리오 ⓵이 선행되면 실제로 해당 교통카드 이용에 대한 정산이 진행됩니다. 현재까지는 교통카드 가맹점들에서 발생한 결제금액에 대해 교통카드사업자가 망수수료를 신용카드사와 가맹점에게 수취하는 구조였습니다. 하지만,플페이가 런칭되면 애플과 마스터/비자의 프로세싱 수수료가 추가로 발생하게 될 텐데요, 아래 글에서 각자 시장 참여자들의 역할과 이익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시장 참여자의 역할과 이익

애플 : 결제 수수료

애플은 전세계적으로 애플페이를 보급하며 발생하는 결제 수수료를 수취하고 있습니다. 편의성과 글로벌 유저수, 브랜드 이미지를 무기로 21세기 전반적인 산업 도메인에서 슈퍼갑의 위치에 있으며, 우리나라의 어떤 사업자가 훌륭한 전략을 취하더라도 애플은 돈을 벌어갈 것입니다. 현대카드의 경우 카드 등록에 대한 수수료와 결제시마다 발생하는 수수료가 별도로 존재한다는 썰이 있죠.

비자/마스터 : 프로세싱 수수료

애플이 전세계의 카드 발행사들과 직접적으로 계약하고, 서비스를 연동하는건 불가합니다. 따라서 글로벌 신용카드 인프라를 보유한 비자와 마스터가 토큰에 대한 프로세싱을 대행할 텐데요, 물론 이들도 프로세싱 수수료를 결제대금에 대해 퍼센트로 받아갑니다. 현재 글로벌 스탠다드인 1.0%(Vsia), 1.1%(Master)수준으로 다 받아갈지는 의문입니다.

신용카드사 : 기존수수료 부담

신용카드사들은 항상 치열한 MS(Market Share)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교통카드사업자들에게 꾸준히 비용을 정산해주고 심지어 마케팅까지 집행해주는 교통카드 산업의 역군입니다. 요즘은 애플페이발 수수료 이슈로 인해 삼성페이에서도 수수료를 부과한다니 참 힘들겠습니다.

교통카드사 : 기존수수료 – 비자/마스터 수수료 – 애플 수수료

애플페이가 런칭되며 “티머니가 애플페이와 협력하여 애플페이 교통카드 서비스를 런칭한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으시나요? 교통카드사가 애플페이를 도입하게되면 어떤 이익이 있을까요?

사실 위에서도 계속 말했듯이, 애플페이의 교통서비스의 키는 교통카드사가 쥐고 있습니다. 전국에 보급된 교통카드 인프라에 애플페이를 결제수단으로 인정할 지 말지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애플이 애플페이의 상용화를 위해 교통서비스 대상으로는 특별히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그럴리가 없습니다.
(인앱 결제 도입 강제화로 착실히 결제대금을 착취하고 인앱결제를 하지 않으면 앱 심사도 거절하는 애플의 행태를 잠시 떠올려봅니다.)

이 과정에서 티머니와 캐시비가 시장 MS 싸움을 위해 출혈경쟁을 할 지, 혹은 더 좋은 방안을 찾아 애플페이 교통 서비스를 런칭할 지 정말 기대됩니다.
다음 글에서는 애플페이 도입에 대한 해외 사례를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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